43년간 하루 9시간 넘게 서서 밝은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66세(2019년 현재)의 전설적인 도어맨이 있다. 43년째 하루 9시간 넘게 서 있지만 거뜬하다. 도어맨의 임무는 대동소이 하지만 그의 특기는 ‘진상 손님’ 마크하는 일이다. 온갖 욕설, 갑질 쏟아내며 문전에서 혼란을 야기하는 의도적인 행패를 거뜬히 막는 기술이 탁월하다. 고약한 손님도 그의 수퍼 세이브 앞에선 맥을 못춘다. 그의 전문은 진상 손님 마크이다. 별별 성격의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잘아는 전문가인 것이다.
도어맨이라는 직업은 서있는 직업이다. “하루에 몇 시간이나 서 있습니까?”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 2주씩 번갈아 근무합니다. 매일 9시간쯤 서 있습니다. 하루 천 번 정도 인사하고 문을 엽니다.” 종일 서 있으려면 젊은 사람도 힘든 일이다. “단련이 돼 힘든 거 모릅니다. 이 나이에 일한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지요. 나이 먹어 젊은 사람들이 있어야 할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미안할 따름입니다.”라는 겸손한 마음이 더욱 그를 돋보이게 한다.
정년이 지난 그를 정직원으로 스카우트한 이유는 그의 전문성 때문이다. 그에게는 ‘폭탄 처리 전문반’이라는 닉네임이 붙어있다. 호텔 입장에선 진상 고객 응대가 제일 골치 아픈 일인데 그런 고객을 대응하는 데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성공이나 승리라는 단어는 아무에게나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그 단어의 주인공의 자격은 방금 언급한 것처럼 가장 골치 아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대하여 누구보다 익숙한 노하우를 갖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갑질하는 사람의 심리를 잘 알고 이해해주는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 주며 인내하면 결국 잠잠해지게 된다. 이기려 하는 것이 아니라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것을 수 없는 경우를 통해 경험하여 터득한 것이다. 어이없는 욕설과 모욕이 다반사인 직종에서 견디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43년을 견딘 사람은 분명히 보통 사람이 아니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상식 이하의 무인격적 행동을 서슴치 않는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자세와 태도는 어쩌면 성직자 수준의 인격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랜 세월의 도어맨 생활은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알게 되고 경험하게 된다. 나라의 지도층에 있는 분들로부터 감사와 칭찬을 듣기도 했다는 그의 고백을 들으면서 무수한 시련과 연단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된다.
단순히 노하우의 문제가 아니다. 오랜 세월의 시련을 겪는 동안 본인도 모르게 인격이 다듬어진 것이다. 모든 사람이 고개를 내젓는 사람, 모든 사람이 포기한 사람을 끝까지 감당했던 것은 단순한 노하우가 아니라 수 없는 고난으로 연달한 인격적 변화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모름지기 예수 믿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와 같아야 할 것이다.
경남 합천 빈농(貧農)의 3남4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가난이 치석처럼 붙어 있는 삶이었다. 농사짓고 공사판 막노동도 했다. 지긋지긋한 가난과 이별하고 싶어 1976년 차비만 달랑 들고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상경해 건설회사 공사장에서 일했다. 매일 파김치가 되도록 일하다가 우연히 친구 말에 지원하게 되어 1977년 ‘벨보이’로 일하기 시작해서 43년이 된 것이다.
평생을 문지기를 천직으로 알고 충성한 사람이 성경에도 나온다. 광야 40년 동안 회막을 떠나지 않고 지킨 사람이 있다. 여호수아이다. ‘모세가 회막으로 나아갈 때에는 백성이 다 일어나 자기 장막문에 서서 모세가 회막에 들어가기 까지 바라보며 모세가 회막에 들어갈 때에 구름 기둥이 내려 회막문에 서며 여호와께서 모세와 말슴하시니 모든 백성이 회막문에 구름 기둥이 섰음을 보고 다 일어나 각기 장막문에 서서 경배하며 사람이 그 친구와 이야기함과 같이
여호와께서는 모세와 대면하여 말씀하시며 모세는 진으로 돌아오나 그 수종자 눈의 아들 청년 여호수아는 회막을 떠나지 아니하니라(출33:8-11) 회막을 떠나지 않고 지킨다는 것은 도어맨 처럼 문을 열고 닫는 일만 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성전을 지켰다는 것이다. 교회를 지키고 하나님의 종을 지키고 보호하였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성전과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지키고 보호하는 것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일을 지키는 것이다. 호텔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온갖 수모를 마다하지 않은 도어맨 처럼 하나님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어떤 핍박과 고난과 멸시와 천대도 기쁘게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맘에 들지 않으면 다른 호텔로 가차없이 옮기는 고객처럼 교회를 호텔 정도로 아는 인식은 교회를 위해서 보다 본인의 구원을 위해 시급히 시정되어야 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