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전쟁 후 재정난 빠진 러시아가 미국에 알래스카 거래를 제안하여 수어드 장관의 주도하에 720만달러에 알래스카를 매입한 거래가
‘바보 같은 짓’이라 비난 받았지만 이후 지하자원 발견되며 가치가 폭등하여 현재 가치 수조달러에 달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기때 차기 국무장관으로 거대 정유 회사 엑손모빌의 최고경영자인 렉스 틸러슨을 지명했었다. 틸러슨은 17년 전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고, 러시아 정부로부터 ‘우정훈장’을 받을 정도로 러시아와 가까운 인물이었다. 틸러슨이 미국의 외교를
이끌게 되면서 그간 사이가 좋지 않았던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러시아와 미국은 서로 영토를 사고파는 거래를 하기도 했다. 당시 미 국무장관인 윌리엄 수어드(1801~1872)가 주도한 이 거래는 향후
두 나라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쳤다. 거래의 주인공은 바로 북아메리카 대륙 북서쪽에 있는 알래스카(Alaska)이다.’알래스카’는 알래스카
원주민인 알류트족의 언어로 ‘위대한 땅(또는 거대한 땅)’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한반도보다 7~8배 넓은 알래스카에는 약 1만년 전
북동아시아에 살던 사람들이 건너가 살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누이트족과 알류트족이 살던 알래스카는 1741년 안나 여제의 요청을 받은 덴마크 출신 탐험가 비투스 요나센 베링(1681~1741)에 의해
발견되면서 러시아제국의 영토가 되었다. 이후 해달이 많은 알래스카로 러시아 모피 상인이 하나둘 이주하기 시작했고, 19세기 초
알래스카는 모피 무역의 거점으로 번성하게 되었다.


그런데 1853년에 시작된 크림전쟁에서 러시아제국이 오스만제국과 영국·프랑스 등으로 구성된 연합군에 패하면서 알래스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크림전쟁 도중 연합군 함대가 캄차카 반도를 점령하자 러시아제국은 “우리 해군력으로는 시베리아 해안과 알래스카를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과도한 모피 생산으로 해달이 멸종 위기에 처하면서 알래스카의 모피 무역도 전처럼 많은 돈을 벌어주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승전국인 영국이 알래스카를 빼앗으려는 조짐을 보이자 러시아제국은 영국과 사이가 좋지 않던 미국에 알래스카를 팔기로
결정했다. 영국에 거저 빼앗길 바에 적은 돈이라도 받고 파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크림전쟁 패배로 정부의 재정난이 심각했던
것도 러시아제국이 알래스카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선 또 다른 이유였다.


러시아 측의 제안을 받은 앤드루 존슨 미국 대통령과 윌리엄 수어드 국무장관은 알래스카를 사들이기로 했다. 이런 미국의 결정에도
영국이 큰 영향을 미쳤다. 과거 미국을 지배한 영국이 알래스카를 차지할 경우 다시 미국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1867년 미국은 러시아제국과 협상을 통해 알래스카의 땅 1㏊당 5센트로 환산해 720만달러를 지불하고 알래스카를 사들였다(알래스카
조약). 이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당시 많은 사람이 “우리한테 왜 이렇게 큰 얼음 박스가 필요한 거냐”라며
알래스카를 사들인 정부를 조롱했다. 알래스카를 사들인 수어드 장관의 결정은 ‘수어드의 바보짓(Seward Folly)’이라고 불렸다. 미국
사람들은 알래스카에 ‘수어드의 냉장고’ ‘다 빨아먹은 오렌지’ ‘북극곰의 정원’이라는 조롱 섞인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알래스카는 ‘위대한 땅’으로 불릴 만한 반전을 선보였다. 1897년에 금광이 발견된 이후 석유, 석탄, 천연가스, 철
등 각종 지하자원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이 팽팽한 대립을 보인 냉전 시대가 열리자 알래스카는
군사적 요충지로도 거듭났다. 미국은 시베리아와 가까운 알래스카에 미사일을 배치해 소련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었다.


1959년 미국의 49번째 주로 편입된 알래스카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잘사는 주 중 하나로 꼽히며 잘 보전된 자연환경이 훌륭한 관광 자원이
되어 막대한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현재 알래스카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수조달러라고 한다. 720만달러에 사들인 알래스카의
가치가 수십만 배 폭등한 것이다.’수어드의 바보짓’이라 불렸던 알래스카 매입은 오늘날 미국 사람들에게 ‘역사상 최고의 거래’라는 칭찬을
받고 있다. 반대로 러시아 역사학자들은 알래스카 조약을 ‘러시아 역사상 최고의 멍청한 짓’이라 한탄한다.


마태복음 13장은 천국비유이다. 천국 비유 가운데 밭에 감추인 보화 비유가 나온다. 많은 사람이 그 밭을 지나갔다. 밭의 표면은 여느 밭과
다르지 않다. 드러나 그 속에 감추어져 있는 보화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자기의 소유 전부를 팔아서 그 밭을 살 때 모르는 사람들은 분명히
바보짓 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 밭을 사는 사람이 바보인가 그 밭을 무시한 사람이 바보인가 천국도 마찬가지다. 그때나 지금이나 바보라고
비난 받았던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었고, 바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바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