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35장 2절 이하를 보면,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 선지자에게 명령하시어 레갑 족속 사람들에게 포도주를 마시게 하라고 하신다. 그러나 레갑 자손들은 그것을 거부한다. 그 이유는 그들의 조상 레갑의 아들 요나답이 약 250년 전에 그들에게 했던 명령 때문이었다. 요나답은 그의 자손들에게 영원히 포도주를 마시지 말고, 집도 짓지 말고, 파종도 하지 말고, 포도원을 소유하지도 말고, 평생동안 장막에서 살라고 명령했었다. 그들은 오늘도 지금까지 그 명령을 성실히 지켜왔기 때문에 포도주를 마실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요나답의 특별한 명령의 배경은 세상과는 철저히 구분되어, 오직 하나님의 공급하심만을 의지하며 살겠다는 전적인 헌신의 요구였다. 이러한 요나답의 명령은 특별한 배경이 있다. 열왕기하 9, 10장을 보면, 그 시대는 아합과 이세벨로 인해 이스라엘 전역에 바알을 섬기는 우상숭배가 가득한 패역한 시대였다. 그 때에 하나님께서는 예후라는 한 사람을 일으켜 아합 집안을 제거하고, 바알 숭배자들을 다 제거하시는 사건이 나온다.
예후는 아합을 몰아내고 이스라엘의 우상을 제거하는 종교개혁을 수행하고자 그와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유력한 사람을 찾았는데 그 때 만난 동역자가 바로 바로 요나답이었다(왕하 10:15-17). 예후와 요나답은 과감하게 종교개혁을 추진하여 완성하게 된다.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한 종교개혁은 성공했다. 성공하여 왕이 된 예후는 권력을 유지하게 위해 백성의 민심이 흩어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제사를 위해 예루살렘으로 가지 못하도록 벧엘과 단에 있는 금송아지를 섬기도록 한 것이다(왕하 10:28-29).
변질된 예후의 모습을 보며 요나답은 결심한다. 예후와 결별하고 그의 곁을 영원히 떠난 것이다. 이러한 요나답의 결정은 실로 대단한 결심이었다. 조금만 타협하면 새로운 왕국의 2인자로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예후의 변질된 모습을 보며 위기의식을 느꼈다. 자기 역시 그러한 죄와의 타협, 은밀한 죄에 빠질까 그는 두려웠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부와 권력, 안락한 삶이 아니었습니다. 그에게 오직 중요했던 것은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였다.
요나답은 생각했다. “나와 내 후손들에게 이러한 여지를 조금도 남겨두면 안되겠구나.” 그리고 그는 왕궁을 떠나 광야로 나가며 자신의 온 집안과 후손들에게 명령했던 것이다. “너희는 영원히 포도주를 마시지 말라. 이 세상에서 어떠한 소유도 갖지 말며, 세상에서의 정착에 미련을 두지 말고, 광야로 나아가 장막에 거주하라. 그곳에서 오직 하나님만을 소유로 삼고, 하나님의 공급하심만을 기대하며 살아가라!”고 명령했다.
요나답의 이러한 명령을 레갑 족속은 250년 동안 지켜 왔던 것이다. 그의 후손들은 선조 요나답의 그 어려운 명령에 온전히 순종하여 그들의 조상들 처럼 유목민의 땅, 광야로 나아갔던 것이다. 레갑족속들은 조금만 타협하면 얼마든지 불의한 세상에서 특혜와 특권을 입으며 살 수 있었음에도, 하나님만을 섬기기 위해 세상의 중심에서 변두리로 스스로 나아간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오늘 레갑족속은 예레미야가 건낸 포도주를 거절한 것이다.
하나님은 그런 레갑 족속에게 눈을 떼지 않으시고 오늘까지 그들을 주목하고 계셨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때가 왔다. 하나님은 이제 그들을 역사의 중심부로 이끌어 내시어 이스라엘 백성의 불순종을 책망하시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멸망의 경고 앞에 회개하지 않는 강퍅함을 무섭게 책망하시면서 250년의 장구한 세월 동안 조상의 명령을 지키는 그들을 통하여 소위 선민이요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교만으로 멸망을 피할 수 없는 그들에게 도전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제 예레미야를 보내어 유다사람들과 예루살렘 주민들에게 심판의 메시지를 전하게 하신다.“너는 가서 유다 사람들과 예루살렘 주민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내 말을 들으며 교훈을 받지 아니하겠느냐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레갑의 아들 요나답이 그의 자손에게 포도주를 마시지 말라 한 그 명령은 실행되도다 그들은 그 선조의 명령을 순종하여 오늘까지 마시지 아니하거늘 내가 너희에게 말하고 끊임없이 말하여도 너희는 내게 순종하지 아니하도다” (렘 35:13-15).
조상대대로 광야에서 양을 치며 하나님도 모르고 구원도 모르고 양과 함께 살다 양과 함께 죽는 인생이었으나 애굽에서 도망 나와 갈 곳 없었던 모세를 받아주고 함께 지내게 된 계기가 그들이 하나님을 알게 되는 극적인 기회가 된다. 그 후 무려 천년이 지난 후 선민 이스라엘의 멸망 때까지 변함없는 믿음으로 조상의 명령을 지킨 레갑 자손을 하나님이 불러 쓰시는 것이다. 아무도 모르지만 묵묵히 타협하지 않고 믿음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않은 칠천명의 기도용사들이 있다. 그들이 쓰임 받을 기회가 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