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 11일 쌍둥이빌딩인 월드 트레이드센터가 이슬람 과격 세력의 공격을 받던 순간 모건스탠리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회사 안전 책임자 릭 리스콜라(Rick Rescorla)는 월남전 참전 용사 출신이었다. 그는 그날 아침 월드 트레이드센터 북쪽 빌딩이 공격받는 것을 보고 곧장 전 사원에게 대피 지시를 내렸다. 무조건 빌딩을 탈출하라고 다그쳤다.
아니나 다를까 옆 빌딩이 공격받은 지 17분 만에 모건스탠리가 입주한 남쪽 빌딩에도 비행기가 날아들었다. 56분 뒤에는 빌딩이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모건스탠리 사원 2687명 거의 전원이 빌딩 밖으로 대피한 뒤였다. 리스콜라도 일단 빌딩 밖으로 나왔다가 “모두 탈출했는지 확인하겠다”며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를 10층에서 마지막으로 봤다는 목격자는 있었지만 그의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리스콜라가 위대한 것은 대피 지시를 빨리 내리고 타이태닉호의 선장처럼 현장을 끝까지 지켰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그런 큰 재앙에 대비했다. 그가 매년 전 사원을 대상으로 도피 훈련을 실시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졌다. 화재라도 발생하면 24층에서 무조건 비상계단을 통해 빠져나가는 훈련을 고집스럽게 밀어붙였다.
모건스탠리는 시간당 임금이 적어도 수백달러, 많으면 수천달러에 이르는 고액 연봉자가 즐비한 회사다. 좀체 일어날 수 없는 재앙에 대비한 훈련에 반발은 거셌다. 그러나 그는 “연봉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들 생명”이라고 했다. “인간이 재난으로 충격을 받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뇌를 움직이는 최상의 방법은 훈련이다. 똑같은 훈련을 반복하는 것뿐.” 이것이 리스콜라의 신념이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최면에 걸린 듯 피난할 수 있었다”고 모건스탠리 임원은 말했다.
2014년 4월 18일 한국에서 발생한 세월호 사건과 2001년 9월11일 발생한 무역센터 붕괴 사건에서 대조적인 대응 자세를 볼 수 있다. 고등학생이 대부분인 476명 승객 중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사고에 대응하는 선장과 선원의 자세에서 확인되는 것은 유사시를 위한 매뉴얼도 없었고 구난 훈련도 없었고 책임 의식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해경 또한 마찬가지였고 정부 지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정치인들은 더 한심한 것이 정치적 이해 타산에만 빨랐다.
각자 주어진 위치에서 주어진 역할을 위해 모건 스탠리의 안전 책임자 리스콜라처럼 목숨을 건 투철한 책임의식과 사명의식으로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훈련이 평소에 실천되어야 한다. 생사가 갈리는 사건이 언제든 발생 할 수 있다. 단 한번의 사건이 영원한 운명을 결정한다. 인생 자체가 그렇고 구원 자체가 그렇다. 세월호 사건도 911테러 사건도 구원받는 것도 평생의 단 한번의 사건이다. 단 한번의 그 사건이 영원히 생사를 가르고 천국과 지옥을 갈라 놓는다.
유사시를 위한 준비 훈련을 한번쯤 소홀히 해도 될 거라는 생각이 결국 영원히 후회할 결정적 불행의 원인이 된다. 이것을 간과하는 것이 실패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재림하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깨어 기도하라고 하신 이유가 그 때문이다. 말세에 기롱하는 자들이 와서 재림의 약속을 비웃으면서 믿고 준비하는 자들을 조롱하는 시대적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사도 베드로를 통하여 미리 경고하셨다.
하나님은 창조를 시작으로 종말까지 모든 인간의 역사를 그의 계획대로 진행하신다. 그의 역사 진행은 수많은 사건들로 구성된다. 모든 사건은 각자에게 주어진 임무와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 순간이 된다. 매일 매순간 주어진 사명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여 부지 불식간에 벌어지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가를 스스로 계속 점검해야한다. 모든 순간이 평생의 단 한번의 순간이다. 운명의 결정은 오랜 시간을 두고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오늘 주어진 찰나의 순간에 결정된다. 모든 사람은 지금 운명을 결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