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동안은 몰라도 오래 기다리는 일에 인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줄을 길게 서서 조금 시간이 지나면 번호표를 받아서 기다리고 있는데도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초조하게 왔다 갔다 한다. 그리고 짜증나는 음성으로 불평하기시작한다. 표현은 안해도 주변에 함께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불평스런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좀더 신속하게 처리할 수 없을까. 기다리는 사람들의 입장을 배려하는 노력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이렇듯 옆 사람의 행동을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감정 상태가 옆 사람에게 전파된다. 이런 현상을 정신의학에서는 ‘감정 전염(emotional contagion)’이라고 부른다. 내가 걸린 독감이 남에게 전염되듯 나의 감정도 주변 사람들에게 순식간에 퍼져 나간다. 좁은 장소에 여러 사람이 밀집한 환경에서는 더욱 강하게 전염된다. 특히 성격이 강한 가장이나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의 감정 상태는 가정과 회사에 금방 전파되어 많은 사람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문제는 전염되는 감정의 종류이다. 감정의 종류는 기분 좋게 하는 감정과 기분을 언짢게 하는 감정이 있게 된다. 즐겁고 따뜻한 감정이 전파된다면 피할 수 없는 사회생활의 인간관계에 큰 도움이 되고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워하고 화를 내는 분노 감정이 전파된다면 서로 상처를 입히고 결국 관계를 망칠 것이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 중에 어떤 쪽이 더 전파가 잘될까?
답은 부정적인 감정이다. 부정적인 감정이 전염되는 속도는 긍정적인 감정보다 15배나 빠르다. 전염되는 사람의 숫자도 훨씬 많다. 못 믿겠으면 직접 실험을 해보자. 이 글을 읽은 뒤 주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보시라. 아무리 낙천적인 사람일지라도 옆 사람을 금방 기분 좋게 해주기는 쉽지 않다. 깔깔대며 웃어보았자 실없는 사람이라고 눈총받기 쉽다. 반면 주변 사람의 기분을 망치기는 쉽다. 현관에 들어서면서 문을 세게 닫거나 식탁에서 말 없이 젓가락만 깨작깨작하다가 한숨을 몰아쉬기만 해도 분위기는 금방 썰렁해진다.
그렇다면 감정은 어떻게 관리를 하면 좋을까? 우선 내가 어떤 감정 상태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 좋고 싫은 개인의 호불호(好不好)를 – 감정적 판단과 옳고 그른 이성적 판단과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싫으면 무슨 말을 해도 틀리게 들린다. 반면 상대방이 좋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곧이듣는다. 이래서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이 의미가 없고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도 어렵다. 인격의 균형 훈련이 중요하다. 자신의 인격의 균형 상태를 스스로 점검해봐야 한다. 이성적인가 감정적인가.
’15’라는 숫자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부정적인 감정이 15배 잘 전염된다는 말을 뒤집어보면 한 번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면 15번을 기분 좋게 해주어야 겨우 만회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기분 좋게 해주려고 여러 번 애쓰기보다는 차라리 한 번이라도 기분을 망치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편이 낫다. 인간관계에서 상대의 마음을 좋게 해주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지만 더 필수적인 노력이 있다.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는 노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
분노 조절에서도 ’15’라는 숫자는 중요하다. 화가 날 때는 순간적으로 욱하면서 분노 호르몬이 급상승한다. 하지만 분노 호르몬은 15초면 정점을 찍고 분해가 시작되고 15분이 지나면 거의 사라진다. 시비가 붙은 자리를 일단 피하고 시야에 들어오지 않게 하면 대개 15분 정도면 감정의 파도가 지나간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다면 눈을 살짝 감고 15번만 규칙적으로 심호흡을 하자. 그러면 자연스럽게 긴장이 풀리면서 평정이 찾아 올 것이다. 최소한 15분 이상을 인내해보자. 성령의 9가지 열매의 마지막 열매가 <절제 Self-control>인 이유는 절제 되지 않으면 앞에 있는 좋은 열매 전부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감정 관리가 더욱 중요한 이유가 있다. 혼적인 문제인 감정이 영적인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악한 영은 우리 마음을 지배하기 위해 감정 상태에 영향을 준다. 감정을 상하게 만들어 하나님과 말씀에 대하여 마음을 닫게 만들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만드는 통로로 이용한다. 마음이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에 성경은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상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성령을 소멸치 말며 예언을 멸시치 말고 범사에 좋은 것 취하고’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사람들은 겨우 위로 받는 수준이 아니라 넉넉히 승리하는 수준에 있을 수 있고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행복한 감정보다 15배 강한 분노를 15배 이상이 아니라 15억배도 이기는 능력이 성령의 능력이다. 파격적 승리의 삶이 가능한 사람은 유일하게 그리스도의 사람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