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지만 대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사소해 보일 수 있으나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것이 있다. 린치핀(linchpin)이 그렇다. 린치핀은 마차나 수레, 자동차의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축에 꽂는 핀을 말한다. 핵심이나 구심점을 뜻하며, 외교가에서는 ‘꼭 필요한 동반자’라는 뜻으로 쓰인다. 중요한 것은 린치핀을 빼는 순간 무너져 내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린치핀은 작지만 강력하다.

마케팅전문가들 사이에 손에 꼽는 존재가 있다. 마케팅 구루 세스 고딘(Seth Godin)이다. 그가 2010년 펴내 화제가 된 책이 ≪린치핀≫이다. 세스 고딘은 책에서 “당신은 남은 인생 동안 평범한 톱니바퀴로 사는 것을 원합니까, 아니면 특별한 린치핀이 되어 세상을 바꾸기를 원합니까”라고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며,” ‘핵심 인물’이 되라”고 강조한다.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바로 린치핀 인재다.

린치핀은 국가 관계에도 대체할 수 없는 존재다. 고락을 같이 하는 동반자를 말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G20 정상회담에서 “한미 동맹이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태평양 전체에 대한 안보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핵심’의 의미로 쓰인 표현이 바로 ‘린치핀’이다. 외교적인 수사로 쓰일 때에는‘공동의 정책 목표’ 달성에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동반자적 관계’라는 의미다. 단순 협력관계를 넘어 동맹관계인 것이다.

조직에서도 린치핀은 대체할 수 없다. 이런 유형의 사람이다. 조직을 위해 절대 필요한 사람, 금전적 소득 만을 위해 일하지 않는 사람, 훌륭한 재능을 세상에 기부하는 사람들이 린치핀 인재다. AI시대에도 넘볼 수 없는 능력 보유자요,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변화의 시대에 새 힘과 권력을 갖추고, 조직이 필요로 하는 인재다. 린치핀 인재는 결코 대체할 수 없다.

세상이 급속도로 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현재에 안주하고 머물러서는 도태되기 십상이다. 앞서 있는 개인이나 조직도 방심하면 바로 퇴보하고 도태될 수 있어서다. 린치핀 인재가 주목받는 이유다. 린치핀 인재가 갖춰야 할 역량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창조적 능력이다. 린치핀은 게임의 틀을 바꾸는 창조력에서 출발하며, 해석도 방식도 창조적이다. 현실과 타협하는 구태의연한 방식을 거부한다. 

창의력은 기본, 미래를 위한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또 현실은 냉철하게 바라보며,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개선 의지도 확고해야 한다. 스타트업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모범생의 틀에 갇혀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할 것은 두려움과 싸우고 사회적 편견과 저항까지도 이겨내는 도전이다. 린치핀 인재, 사회의 이단아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기업마케팅에도 린치핀이 활용된다. 음악PD이자 가수로 이름을 높인 닥터 드레(Dr. Dre ; Andre Romelle Young). 헤드폰 명품으로 알려진‘비츠 바이 닥터드레(Beats by Dr.Dre)’를 출시하며 명성을 떨쳤다. 시장에서 큰 성공은 2014년에 30억 달러에 애플 인수로 이어졌다. 닥터드레 헤드폰의 마케팅 성공 포인트는 음질이 아니다. 헤드폰이 사용자에게 주는 것은 ‘유저의 자부심’이라는 가치다. 이 가치가 린치핀 마케팅 포인트다. 

자부심은 닥터드레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느끼는 행복감이다. 닥터 드레는 평범함을 거부하며 뺄 수 없는 린치핀 마케팅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세슨 고딘의 말이 떠오른다. “성공이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평범하지 않기를 선택한 사람에게 온다.”미래를 위한 성공적 변화에 린치핀을 뺄 수는 없다.

성경에도 많은 린치핀이 등장한다. 성경은 하나님께 쓰임 받은 핵심 인물들이 바로 린치핀과 같은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십자가에 자신을 못박아 인류의 죄를 못박으신 예수님이 린치핀이시다. 린치핀이신 예수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십자가에서 내려 오시면 안되는 것이다. 신앙은 지켜야 할 것을 생명을 걸고 지켜야하는 삶이다.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을 향하여 군중들이 조롱하며 내려와 보라고 소리질렀다. 내려와서 너와 우리를 구원해보라고 외쳤다. 린치핀은 어떤 상황과 조건에서도 절대 움직여서는 안된다. 부서질 때까지 그 자리에서 움직이면 안된다. 불편하고 힘들고 견디기 어려워도 그 자리를 떠나면 안된다. 상상 못할 어떤 경우도 예외는 없다.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