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에는 원하든 원치 않든 나타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인정해야 할 것이 있다. 하나님의 허락하심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인간적인 시각으로 볼 때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다. 자랑스러운 상황도 있고 비참한 상황도 있다. 행복할 때가 있는가 하면 불행할 때도 있다.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인생이지만 하나님의 선하신 의도는 변함없다. 불행은 부딪힌 상황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 아무리 절망스러워도 하나님의 인자 하심은 변함없고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하나님의 선하심은 변함 없다. 아무리 지옥같아도 천국으로 인도하시는 손길은 변함이 없다.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상황을 보는 시각을 바로하는 것이다.
포로 수용소에서 절망적인 나날을 보내던 코리텐 붐여사의 일화이다. 살을 에이는 추운 잠자리와 말할 수 없는 고문과 굶주림 등 견디기 어려운 수용소 생활이었지만 지옥같은 환경 가운데서도 믿음을 가진 몇 사람이 몰래 기도하며 성경을 공부했다. 성경을 읽는 중에 데살로니가전서 5장18절의 말씀은 수긍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벼룩이 많은 것은 도저히 감사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어느 날 벼룩이 많은 것도 감사할 조건임을 발견하게 되었다. 감방을 감시하던 병사가 자기들끼리 “감방 안에는 벼룩이 많아서 들어가기가 끔직하단 말이야 ” 라면서 “밖에서 슬슬 지키는게 좋겠군”이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순간 벼룩이 때문에 원망하고 불평하던 그들은 “벼룩을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기도를 드렸고, 그 덕택에 성경공부를 계속 할 수가 있었다.
1618년부터 30년간 유럽대륙을 초토화 시켰던 참혹한 “30년 전쟁”이 있었다. 끝없는 고통의 시간 속에서, 수없는 죽음의 슬픔 속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하루아침에 잃어 버리고 가정이 풍비박산되는 아픔의 세월 속에서 원망과 불평, 자학과 절 망과 자포자기 속에서 헤어나지 못했을 것 같은데, 놀라운 것은 이와 같은 무서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은혜로운 찬송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는 것이다.
17세기 말 음악가 환켄나우어가 30년 동안에 경건한 성도들이 입을 통하여 불려진 찬송가들을 수집해 보았더니 32,712곡이나 되었다. 몇 년 후에 음악가 웨첼이 다시 수집하니 55,500곡으로 늘어났다. 30년간의 처절한 전쟁 가운데서 어떻게 그들은 찬양할 수 있었을까? 평화로울 때 부르지 못하던 찬송이 성도들의 입을 통하여 샘솟듯이 쏟아져 나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와 그의 임재를 경험했기 때문에 그들은 잠잠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느 병원의 심장병동에 걸려있는 한 무명의 “시”를 소개한다. 주님! 때때로 병들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인간의 약함을 깨닫게 해주시기 때문입니다. 가끔 고독의 수렁에 내던져 주심도 감사합니다. 그것은 주님과 가까워지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일이 계획대로 안 되어 틀어지게 하심도 감사합니다. 그리하여 나의 교만을 깨닫고 회개하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때로 아들딸이 걱정거리가 되게 하시고 부모와 동기가 짐으로 느껴질 때도 있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그래서 인간 된 보람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먹고 사는데 힘겹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그래서 눈물로 빵을 먹는 심정을 이해하고 한술의 밥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기 때문입니다. 불의와 허위가 득세하는 시대에 태어나게 된 것도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의가 분명히 드러나 기 때문입니다. 고난과 슬픔과 아픔의 잔을 맛보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그래서 주님의 십자가의 사랑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주님! 이렇게 감사를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감사할 수 있음이 가장 큰 축복임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청교도들이 역경 중에서 드린 추수감사예배는 기독교인 의 감사가 얼마나 역설적인가를 보여준다. 이들이 추수 감사를 바친 것은 그 해의 수확이 대풍작이었거나 다가오는 미래가 무지개 빛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눈물과 탄식과 원망으로 가득 찰 수밖에 없는 정황이었다. 그들의 현실은 힘겨웠던 항해와 수많은 역경과 가족을 잃은 슬픔과 닥쳐올 원주민의 습격과 혹한과 폭설에 대한 걱정과 그 나마 힘겹게 거둔 초라한 수확을 앞에 놓고 드린 뜨거운 눈물의 감사예배였다.
‘행복한 하루'(바네트 깁슨)에 이런 구절이 있다. “그대의 손바닥에 얼마나 많이 쥐고 있느냐는 그대의 행복과 관계가 없다. 그대의 마음 속에 감사한 생각이 없으면 그대는 파멸의 노를 젓고 있는 것이다. 정말 중요한 공부가 있다. 다른 공부보다 먼저 감사할 줄 아는 방법을 배우라. 감사의 예술을 터득할 때 그대는 비로소 행복을 찾을 것이다.” 왜 하나님은 굳이 모든 일에 감사하라고 하셨는가를 알 수 있다. 감사를 가르쳐 주시는 하나님은 정말 고마우신 하나님이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