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주인이 있었다. 끊임없이 많은 돈을 갖기를 원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다른 사람 속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하인들에겐 보잘것없는 임금만 줬다.
어느 날, 보물 단지처럼 소중히 여기는 주인의 작은 가방이 없어졌다. 그 안에는 목숨보다 귀한 50개의 금화가 들어 있었다. 온 집안에 난리가 났다. 혈안이 되어 집 안 구석 구석을 이 잡듯이 다 찾아봤지만 허사였다.
며칠 후 열 살 된 하인의 딸이 가방을 발견해 아버지에게 알렸다. 하인은 즉시 주인에게 가져다 주고는 확인해 보라고 했다. 주인은 금화들을 되찾게 돼 뛸 듯이 기뻤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이 기회를 또 다른 수익을 만드는 기회로 이용하려고 하인을 속이기로 마음먹었다.
“가방 안에 금화 75개가 있었는데, 50개만 가져왔다”며 하인을 절도 혐의로 고소했다. 판사는 양쪽 얘기를 모두 들은 후 하인과 딸에게 발견 당시 가방 안에 들어있던 금화 숫자를 물었다. 50개뿐이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혼자 발견했으면 혹시 착각이나 착오가 있을 수 있으나 목격자가 둘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증언할 수 있었다.
주인에게 반대 심문을 했다. “하인이 25개를 훔쳐 어디엔가 숨겨놓은 것이 틀림없습니다.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일들이 있었으나 눈감아 주었으나 도저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고발하게 되었습니다.”고 주장했다. 판사는 잠시 후 판결을 내렸다.
”주인은 75개의 금화가 들어있었다고 하는데 하인의 딸이 발견한 가방에는 50개만 들어있었다. 따라서 그 가방은 주인의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잃어버린 것이 확실하다. 누군가가 75개의 금화가 들어있는 가방을 발견하면 법원은 그것을 주인의 것이라고 판결할 것이다.
지금까지 50개의 금화를 잃어버렸다는 사람은 없으니, 소유자 불명의 분실물 습득 처리에 관한 법에 따라 정직한 습득자인 하인과 그의 딸에게 법적 소유권을 인정하고 금화 50개는 하인과 그의 딸에게 주는 걸로 판결한다.” 판사의 판결에 따라 금화의 주인이 바뀌게 된 것이다. 주인의 탐욕이 더 얻기는커녕 모든 것을 잃어 버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공동체 유지를 위해 법치 사회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 있다. 법치가 철저히 이루어지는 사회가 진정한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이다. 극단적 이기주의가 팽배해지는 시대가 종말시대이다. 극단적 이기주의는 불법을 합법화하고 거짓을 보편화하는 병든 사회를 만든다.
문제는 인간이 만든 법을 인간이 부정하고 왜곡하고 필요하면 다수결이라는 민주 방식을 악용하여 얼마든지 정의를 불의로 만들고 불법을 합법으로 만들고 있는 악행이 자행되고 있다는 데 있다. 법치는 인간이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수준을 말한다. 인간은 세 가지 수준의 규율을 가지고 살아간다.
국민의 대의 기관인 입법부가 만든 각종 법에 의해 사회 질서가 유지되고 모든 국민이 법이 규정한 의무와 권리를 행하게 된다. 이러한 실정법은 인간이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규정이다. 그보다 한 차원 높은 규율이 있다. 윤리와 도덕의 규율이다. 이 규율은 강제성은 없지만 법보다 우월한 수준의 사회적 기준이 된다.
윤리 기준은 법이 강제하지 않지만 법보다 강한 영향력이 있다. 위법과 불법은 아니어도 윤리에 어긋나는 일들이 실제 비인간적인 타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법이 아무리 강력하게 지켜지고 있다해도 윤리적으로 타락하면 그 사회는 병든 사회가 된다. 높은 윤리적 수준은 일상의 위법, 탈법 행위도 막을 수 있으나 법 질서는 윤리적 타락을 막을 수 없다.
윤리적 규율보다 더 강력한 규율이 있다. 신앙의 규율이다. 인간의 타락은 법치의 실패에서 윤리의 타락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영적 타락에서 비롯된 것이다. 영적 타락은 하나님의 말씀을 버림으로 하나님 관계가 단절되고 영적 죽음이 온 것이다. 죽은 존재는 부패할 수밖에 없다. 영적 생명을 회복하는 길만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다.
마귀의 속임수에 의해 탐욕에 빠진 인간은 생명을 상실하고 죽음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탐욕은 얻는 동기가 아니라 잃게 하는 원인이 된다. 탐욕의 깊이는 나올 수 없는 지옥의 깊이와 같다. 탐욕은 인생 전체를 삼켜 버리는 블랙홀이다.